
처음 사업자 등록을 하러 세무서를 찾았던 날을 기억합니다. 어떤 양식에 이름을 쓰는지도 모르겠고, 창구 직원의 질문 하나하나가 마치 시험처럼 느껴졌죠.
"간이과세자 하시겠어요, 일반과세자 하시겠어요?"
그 질문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얼버무렸던 그때. 돌이켜보면 그 작은 선택 하나가 1년 뒤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.
당신도 지금 같은 자리에 있다면, 이 글이 그 선택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.
1. 간이과세자 vs 일반과세자 – 당신의 방향을 선택하세요
이건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. 나는 지금 내 사업을 얼마나 키우고 싶은가? 그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 바로 과세 유형입니다.
간이과세자란?
- 연 매출 8,000만 원 이하 (부가세 면제)
- 연 매출 1억 4백만 원 이하 (간이세율 1.5~4%)
- 부가세 부담 적고 신고 간편
- 대신 매입세액 공제가 거의 없음
적합한 사람: 1인 크리에이터, 프리랜서, 매출 변동성이 큰 소규모 자영업자
일반과세자란?
- 부가세 10% 부과, 매입세액 공제 가능
- 세금계산서 발급 필수
- 연 2회 부가세 신고
적합한 사람: B2B 중심 거래, 장비투자 많은 업종, 도매업, 제조업 등
나에게 질문을 던져 보세요
"나는 지금, 작게 벌고 단순하게 살고 싶은가?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크게 키우고 싶은가?
2. 사람들이 자주 실수하는 유형
1) 계산서 발급이 안 돼 거래처를 놓친 A 씨
처음엔 간단히 하려고 간이과세자로 등록했지만, 직전 연도 매출이 4,800만 원 미만이라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없었고, 도매업 거래처는 세금계산서를 요구해 결국 계약을 놓쳤습니다.
→ B2B 거래가 있다면, 무조건 일반과세자가 안전합니다.
2) 매입도 거의 없는데 일반과세자로 등록한 B 씨
세금 환급을 기대했지만, 정작 살 게 없어 부가세만 납부하며 손해만 봤습니다.
→ 초기 투자금이 거의 없다면, 간이로 시작하세요.
3) 신고기한을 놓쳐 가산세를 맞은 C 씨
C 씨는 “1년에 한 번만 하면 된다고 들어서...”라며 부가세 신고를 잊고 가산세를 맞았습니다.
그는 정보를 몰랐던 게 아니라, 관리를 놓쳤던 겁니다.
사업은 시작보다 ‘지속’ 이 어렵습니다.
작은 마감일 하나를 기억하지 못한 게, 수십만 원의 손해로 이어졌습니다.
→ 신고 기한은 반드시 캘린더에 기록하세요.
정보보다 중요한 건 기한을 지키는 습관입니다.
3. 전략은 유연하게, 선택은 명확하게
과세 유형은 바꿀 수 있습니다
- 연 매출 1억 400만 원을 넘기면 자동 일반과세 전환
- 일반과세자도 매출이 줄면 간이과세로 변경 신청 가능
간이과세 포기 제도
- 필요하다면 간이과세를 포기하고 일반과세자로 전환 가능
- 단, 한 번 포기하면 3년간 간이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
4. 사업자 등록 이후,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
1) 세금 신고 주기 메모
- 일반과세자: 1월 25일(2기 확정), 7월 25일(1기 확정) – 부가가치세 신고 필수
- 간이과세자: 매년 1월 25일 단 1회 – 신고를 잊으면 가산세 부담
- 종합소득세: 매년 5월 1일~31일 사이 – 프리랜서, 1인 사업자도 대상
→ 연간 캘린더에 미리 표시하고, 홈택스 문자 알림 서비스를 신청해 두세요.
2) 사업자 전용 통장·카드 만들기
- 개인 자금과 사업 자금을 분리하면 세무조사나 세금신고 시 리스크 감소
- 사업자 신용카드 사용 시 경비 인정 가능 → 세금 줄이는 데 직접적 도움
- 은행마다 사업자 대상 혜택(수수료 감면, 대출 우대 등)도 있으니 비교 필수
→ 사업자 통장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‘신용 관리’의 시작입니다.
3) 영수증과 계산서, 꼼꼼히 정리
- 일반과세자: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및 수취 필수 (홈택스에서 무료 가능)
- 간이과세자: 계산서 또는 간이영수증 발급 및 보관
- 모든 매입 증빙자료는 5년 이상 보관해야 추후 세무 리스크 회피 가능
→ 파일로 스캔해서 클라우드에 백업해 두면 분실 걱정 없습니다.
4) 4대 보험, 국민연금 미리 알아보기
- 연 매출 2,400만 원 이상이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음
- 종합소득세 신고 내용이 건강보험료, 국민연금 산정 기준으로 반영됨
- 직원 고용 시에는 4대 보험 의무 가입 대상 (고용, 산재, 건강, 국민연금)
→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되므로, 예상 보험료를 시뮬레이션해보는 게 좋습니다.
5) 회계앱·장부 정리 습관
- 매출/매입 흐름을 기록하면 수익 구조와 세금 흐름이 보입니다
- 무료 앱 예시: 홈택스 모바일, 비즈넵, 더존 SmartA Lite 등
- 일반과세자: 복식부기가 원칙, 간이과세자: 간편장부 가능
→ 귀찮아서 미루면 반드시 손해로 돌아옵니다. 작은 기록이 큰 절세로 연결됩니다.
6) 납부세액 대비 예치금 확보
- 부가세는 매출의 10%지만, 지출에 따라 환급 여부가 달라지므로 예측 어려움
- 종합소득세는 5월 한 번에 수백만 원 이상 나올 수 있음
- 예: 매출 6천만 원, 비용 2천만 원 → 소득세 수백만 원 가능
→ 매출의 15~20%를 미리 따로 모아두면, 세금 납부로 인한 자금 압박을 줄일 수 있습니다.
마치며.
사업자 등록은 시작의 절차가 아닙니다.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 일을 대할 것인지 선언하는 순간입니다.
한 장의 서류, 하나의 체크박스가 당신의 6개월, 1년 후를 결정합니다.
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, 이미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. 준비하는 사람은 실수할 수는 있어도, 반복하지 않습니다.
가볍게 시작하되, 가볍게 대하지 마세요.
그리고 기억하세요.
당신이 처음 어떤 마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,
그 초심이 가장 단단한 사업 전략입니다.
'삶을 바꾸는 금융&법률지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개인사업자 와 법인사업자, 어떤 선택이 나에게 유리할까?-세금·책임·자금 차이 정리 (1) | 2025.02.23 |
---|---|
부동산 차용증 작성법, 재정 안전망 구축하기! 공증·가등기 필수 가이드 (4) | 2025.02.23 |
사업자 명의 빌려줬다가 세금 폭탄, 현명한 거절이 내 인생을 지킨다 (1) | 2025.02.21 |
변호사 선임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–비용, 상담팁, 찾는방법 (1) | 2025.02.19 |
상가 확정일자 받는 방법 -내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 (2) | 2025.02.19 |
성공하는 사람들의 계약 기술 – 법적 보호를 받는 방법 (1) | 2025.02.18 |